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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불교칼럼] 문화쟁점 - 초의선사 다맥(茶脈), 응송(應松)스님 아니다

월간 ‘차의 세계’ 5월호, 이학치 스님 계승 주장

보검스님 | 기사입력 2025/05/28 [09:44]

[보검스님 불교칼럼] 문화쟁점 - 초의선사 다맥(茶脈), 응송(應松)스님 아니다

월간 ‘차의 세계’ 5월호, 이학치 스님 계승 주장

보검스님 | 입력 : 2025/05/28 [09:44]

신라 시대부터 이어진 해동불교 다맥(茶脈)은 조선 시대 두륜산 대흥사 초의선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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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의선사 다맥을 이어간 대흥사, 송광사, 불회사.

 

 

초의선사(草衣禪師)가 다맥을 이었다는 데에까지는 이론(異論)이 없는데, 초의선사의 법맥(다맥)이 초의의순-서암선기-쌍수일한-월여범인으로 계승되는데, 응송영희스님으로 어어지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월간 <차의 세계> 5월호에서 주장하고 있다.

 

초의선사는 1800년(정조 24) 나주 운흥사(雲興寺)에서 출가하였다.

 

후에 대흥사의 완호(玩虎) 윤우(倫佑)를 계사로 구족계를 받고 초의라는 법호를 받은 뒤 전국 각지의 선지식을 찾아다니며 더욱 정진한 끝에 경율론(經律論) 삼장에 통달하였다.

 

초의선사는 선교의 학문뿐 아니라 유학(儒學)과 도교(道敎)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범서(梵書)에도 능통하였다. 1824년 은거의 뜻을 두고 일지암(一枝庵)을 중건하여 40여 년간 머물며 지관(止觀) 수행에 전력하면서 많은 저술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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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 의순선사(1786년~1866년)

 

초의선사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자하(紫霞) 신위(申緯) 등 당대의 대학자들과 폭넓은 교유를 가졌으며. 100여 명이 넘는 후학을 양성하였다.

 

초의선사는 많은 저술을 남겼지만, 차에 관한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동다송(東茶頌)》이 각광을 받고 있다.

 

초의 스님은 ‘한국의 다승’으로 우리나라의 다도를 정립했다.

 

대흥사를 중심으로 직접 차를 기르고 좋은 종자를 개발하는 데도 힘써 그 지역을 차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또한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비롯해 수많은 다시(茶詩)를 지어 다도의 이론적 확립을 모색했다.

 

스님의 선 사상 역시 다선삼매(茶禪三昧)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였으니, 스님에게 있어 차는 “불가의 오랜 음다풍(飮茶風)을 넘어서서 예술과 선 수행의 경지로까지 승화했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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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차의 세계> 5월호 특집으로 꾸며진 내용.

1938년 11월 1일 모로오까 다모쓰가 불회사 돈차의 맥을 조사하기 위하여

불회사를 찾아가 초의선사의 제다의 맥을 이어간 이학치스님의 실체를 

밝히고 있는 경성일보 1938년 11월 18일 자 기사.

 

월간 <차의 세계> 5월호에서 특집으로 꾸민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그동안 초의선사의 다맥을 응송 영희 스님이 이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초의 다맥을 이어간 한 비구니 스님이 이학치(李學致)스님께 전승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초의 다맥 계승자로 이학치 스님이 등장하고 있다.

 

 

《조선의 차와 선》을 저술한 모로오까 다모쓰(諸岡存1879∼1946)는 초의선사의 다맥을 이학치 스님이 계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학치 스님은 법호가 응명(應冥)인데, 해남 미황사 주지(1931∼1934)를 역임하고 1935년 나주 불회사(佛會寺) 주지로 추대되어 불회사 돈차(錢茶)를 법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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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 선사가 40여 년간 머물면서 차를 마시며

선수행을 한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 초당.

 

돈차(錢茶)는 주화 모양으로 생긴 한국의 후발효차로 떡차(병차, 餠茶)의 일종이다.

 

전차(錢茶)라고 부르기도 하며 발효된 찻잎이 푸른 이끼가 낀 주화처럼 생겼다고 해서 청태전(靑苔錢)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다송》은 모두 31송으로 되어 있고, 송마다 옛사람들의 차에 관한 설이나 시 등을 인용하여 주를 붙였다.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에 대한 송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의 토산차에 대한 것은 겨우 6송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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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차의 세계> 5월호 표지.

 

나머지는 중국 차에 관한 신이(神異)한 전설을 중심으로 하는 차의 효험, 생산지에 따른 차의 이름과 그 품질, 차도의 구체적인 내용인 차를 만드는 일, 물에 대한 품평, 차를 끓이는 법, 차를 마시는 구체적인 법 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초의 선사는 토산차에 대해 색깔·향기·맛 등이 뛰어나 중국 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찬양하였다.

 

또, 지리산 화개동(花開洞)의 차밭은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지라고 하였다.

 

법도에 맞게 만들어지지 못한 차에 대해서는 “천하에 좋은 차를 속된 솜씨로 망치는 것이 많다.”고 안타까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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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왼쪽)이 월간 <차의 세계> 5월호를 일별하면서 발행인

최석환 회장(오른쪽)의 초의선사 다맥 계승 전말을 경청하고 있다.

 

차를 따는 시기로 《다경(茶經)》에서 말한 곡우(穀雨) 전후의 시기는 토산차에 적합하지 못하고, 입하 뒤가 적당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자신의 경험에 의한 주장이다.

 

그리고 “차를 딸 때 그 묘를 다하고, 차를 만들 때 정성을 다하고, 참으로 좋은 물을 얻어서, 중정(中正)을 잃지 않게 차를 달여야 체(體)와 신(神)이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건(健)과 영(靈)이 서로 화합하면 차도(茶道)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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