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검스님 칼럼: 봄은 정녕 오고 있는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며-
봄이 오면 항상 이런 글귀가 먼저 떠오른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봄이라는 계절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나 풍경이 봄답지 않다,
혹은 겉으로는 봄이지만 속정이나 상황이 쓸쓸하거나 봄의 활기와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의 행간에는 주로 인생의 허무함, 사랑의 그리움, 세상 변화에 대한 씁쓸함을 표현할 때 시나 문학에서 많이 등장하는 문장이다.
눈 녹은 들판에도 꽃이 피지 않거나, 마음이 우울하여 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쓰이곤 한다.
봄이 왔건만 바람은 아직 차갑고 꽃은 피었건만 마음은 허공을 헤맨다 햇살은 눈부신데 속마음은 잿빛, 새싹은 돋아나는데 허무만 깊어진다 이 계절 속에서 나는 묻는다 봄은 정말 오는가, 아니면 마음이 아직 겨울인가
봄이 온다는 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길을 나서지만, 눈앞의 풍경과 달리 마음은 여전히 차갑다. 꽃들은 피고, 새싹은 자라지만, 내 속에 남아 있는 쓸쓸함과 허무함은 쉽게 녹지 않는다.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말처럼, 삶 속에서 계절의 변화가 반드시 마음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려하게 피어난 벚꽃도, 따뜻한 햇살도, 마음이 지친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배경일 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차가움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봄이 주는 진정한 의미—희망, 회복, 그리고 작은 기쁨—을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계절은 변하고 꽃은 피지만, 마음이 진정한 봄을 느낄 준비가 될 때까지, 우리는 그 봄을 조금 더 깊이 음미할 수 있다.
봄과 매화 – 흐르는 시간 속의 속삭임
차가운 겨울 끝자락, 홀로 선 매화 한 송이.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봄을 조용히 속삭인다. 희미한 햇살 속, 연분홍 꽃잎이 열릴 때 얼어붙은 마음도 살며시 녹는다.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르고 매화는 알린다. 작은 시작이 큰 계절이 됨을,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임을. 겨울이 끝나갈 무렵, 나는 매화를 찾아 나선다. 그 소박함 속에 담긴 강인함과 절제된 아름다움은 마음의 소란을 잠시 내려놓게 하고, 삶의 중심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매화 한 송이, 작은 꽃잎 하나에도 삶의 희망과 인내, 단단한 마음이 담겨 있다. 바람에 흔들려도 뿌리는 땅을 붙들고, 떨어져도 의미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속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힘, 조용하지만 확실한 생명의 기운을. 봄은 꽃으로 가득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매화처럼 소박하고 겸손하다.
잠시 매화 앞에 서서 숨을 고르고 계절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면, 우리는 새로운 시작과 삶의 깊이를 조용히 느낄 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미디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