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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예술칼럼] 단원들만의 리그가 아닌 개방성과 공공성이 절실한 국립 발레단

김영래 | 기사입력 2026/06/11 [17:25]

[김영래 예술칼럼] 단원들만의 리그가 아닌 개방성과 공공성이 절실한 국립 발레단

김영래 | 입력 : 2026/06/11 [17:25]

 

[예술칼럼] 단원들만의 리그가 아닌 개방성과 공공성이 절실한 국립 발레단

 

 

 

최근 국립발레단 차기 단장 인선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누가 적합한가를 두고 의견은 갈리지만, 정작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이 있다. 국립발레단은 누구를 위한 기관인가.

 

세계 주요 국립·공공 발레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영국의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는 오픈 리허설을 통해 관객이 연습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다. 로열 발레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저가 티켓 정책, 백스테이지 투어를 운영한다. 캐나다 국립발레단은 프로 무용수들의 수업을 공개하고,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가족 관객 전용 공연과 청소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발레를 특별한 사람들만의 예술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예술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관객은 단순히 티켓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발레단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동반자다.

 

 

▲ 세계 국립·공공 발레단들은 공연장을 넘어 광장과 지역사회로 직접 찾아가 새로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반면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 발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용수를 배출한다. 국제 콩쿠르를 휩쓸고 세계 유수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활약하는 한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발레단의 운영 문화는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관객은 공연이 있을 때만 극장을 찾는 존재로 취급된다. 발레단 내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용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을 만들어 가는지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오픈 리허설이나 정기적인 관객 대화, 지역사회 프로그램 역시 서구 발레단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문제는 단순히 행사 숫자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예술기관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 서양의 주요 발레단들은 관객과의 접촉을 예술성 훼손이 아니라 예술의 확장으로 이해한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예술기관이 일정한 거리와 권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권위와 권위주의는 다르다.

진정한 권위는 높은 벽에서 나오지 않는다. 실력과 신뢰, 그리고 공감에서 나온다. 오늘날 세계적 예술기관들은 관객과 가까워질수록 더 강한 신뢰를 얻고 있다. 발레단의 연습실을 공개한다고 해서 예술성이 훼손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은 무용수의 노력과 예술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국립발레단 역시 이제는 단순히 좋은 공연을 만드는 기관을 넘어야 한다. 시민들이 발레를 경험하고 이해하며 사랑하게 만드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관객이 발레단을 어렵게 느끼는 순간, 예술은 스스로 대중과의 거리를 만드는 셈이다. 앞으로의 국립발레단 리더는 단지 훌륭한 무용수나 행정가여서는 안 된다. 예술성과 공공성을 함께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단원을 존중하고 창작을 지원하는 동시에 관객과 사회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계는 이미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제 우리도 물어야 한다.

 

국립발레단은 권위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더 많은 시민과 예술을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야말로 차기 단장 인선보다 더 중요한 미래의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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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합니다 2026/06/12 [18:07] 수정 | 삭제
  • 국립이라는 이름에 맞는 단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호호 2026/06/12 [15:52] 수정 | 삭제
  • 제가 몰라서 질문헙니다. 혹시 직업무용수 출신 전 단장이 안무 창제작한 작품 있나요?
  • 제임슨 2026/06/12 [15:44] 수정 | 삭제
  • 국립이라는 이름은 국가 예산을 받는다는 뜻만이 아닙니다 국민 모두의 예술이어야 한다는 책임을 뜻합니다 발레단의 문이 열릴수록 한국 발레의 미래도 더 넓어질 것입니다
  • huck2 2026/06/12 [12:29] 수정 | 삭제
  • 관객과 더 다가가는 좀 더 투명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길....
  • 뚜벅이 예술가 2026/06/12 [11:15] 수정 | 삭제
  • 국립발레단이 더 많은 시민과 예술을 나누는 단체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안무를 잘할수 있는 사람이 단장이 되어야 합니다.
  • ㅎㅎㅎ 2026/06/12 [11:13] 수정 | 삭제
  • 새로운 시대 새로운 관점과 시도들이 필요합니다! 좋은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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