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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연기를 펼친 연극배우 박수빈

전화기라는 오브제로 인물의 삶과 사랑, 무대와 외부 세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

김영래 | 기사입력 2023/10/01 [22:28]

신들린 연기를 펼친 연극배우 박수빈

전화기라는 오브제로 인물의 삶과 사랑, 무대와 외부 세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

김영래 | 입력 : 2023/10/01 [22:28]

안녕하세요. 이번에 장콕토 작, 김영래 연출님의 연극 모노드라마 <목소리>에 참여하게 된

연극배우 박수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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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9-20일 이틀동안 대학로 코델 아트홀에서

공연된 1인 연극 목소리에 출연하여 신들린 연기를 펼친 연극배우 박수빈

 

 1인 모노드라마 제의를 받았을 때 심정은?

- 1인극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대를 지루하지 않게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는데요. 주변에서 배우라고 모두가 1인극의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라는 조언을 들었고, 제가 김영래 연출님의 [배우의 창조적 연기를 위한 미하일 체홉의 문지방 넘기연구] 논문을 읽고 있었는데, 마침 연출을 맡은 분이 김영래 연출님이라고 이야기를 들어서 엄청 놀랐었어요. 운명이라는 생각도 들고, 연출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영광이겠다는 욕심도 들고 해서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연극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여자의 이 방대한 대사들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할까? 라는 부분을 두고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또 제가 조금이라도 대사를 놓치면 전화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사를 정말 꼼꼼하게 외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김영래 연출님께 저의 이런 마음을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고, 연출님께서 고민을 함께 해주셨고

해결책도 제안해주셔서 의지가 정말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관객들에게 저희가 해왔던 노력이 극을 통해서 전달이 잘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억나는 대사

- 매일 당신이 돌아오는 시간을 기다리며, 조금만 늦어도 어디서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만으로도 걱정돼 죽을 것만 같았다가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유독 이 부분에서 상대방이 여자가 기다리는 집에 웃으면서 돌아오는 듯한 장면이 잘 그려져서 연기할 때 특히 마음이 좀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울컥할 부분이 아닌데 자꾸 울컥한 기분이 들어서 참느라고 좀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물과 공감되는 부분 혹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

- 상대방과 헤어지게 될 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어떻게든 붙잡고 한마디라도 더 해보고 싶어 하는 심정에서 공감이 굉장히 많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이 극이 1928년에 창작된 극이어서 이 시대의 여자들은 이런 일이 생각보다 흔했을까? 내가 저 시대에 살았다면 나도 저랬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이 극에 나오는 여자의 처지가 생각보다 처참하게 느껴져서요.

 

앞으로의 계획

- 남은 하반기에는 동물권과 기후변화에 관한 리서치 작업 및 즉흥연기 기법을 실제 무대에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은가에 관하여 워크숍 기록을 계속해나갈 것 같고요. 내년 상반기에는 김영래 연출님과 다시 한번 작품을 올릴 계획이 있습니다. 연출님께서 다음엔 사람이 많이 나오는 작품에 불러주신다고 하셨어요. (웃음)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목소리> 간단한 소개

연극 <목소리>는 이별을 통보한 남자와 연결된 전화기를 붙잡은 채, 끝없이 독백하는 연기를 통해 배우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한 표현과 감동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입증하는 극이다.

 

전화기라는 오브제로 인물의 삶과 사랑, 무대와 외부 세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그러나 통화는 계속 혼선되고, 여자에게 혼선은 대화, 사랑, 인간 소통의 부재를 의미한다.

 

전화를 매개로 하는 의사소통의 불안정함은 이별의 분노와 고통, 기대와 체념 등 극도의 불안과 혼돈으로

연결된다.

 

연출 김영래 교수(정화예술대 융합예술학부)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그녀의 독백은

사랑이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가치와 의미인가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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