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봉 시인 첫 장편소설 '하얀 까마귀' 펴내편견을 깨고 장편 소설을 세심하게 구상, 서점가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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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작가 유희봉시인의 피를 뿜어내는 듯한 자전적 장편소설인「하얀 까마귀」(다시올)다. 조금도 감추거나 부풀리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소설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감추고자 노력한다. 특히 문단에 나온 지 오래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유희봉 시인은 마치 문학청년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풀어 놓고 있다. 매끄럽고 탄탄한 문장을 통해 일상이라는 삶의 깊은 통찰, 가정애에 대한 애찬을 그윽하게 풀어내 독자들에게 귀감을 보여주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문학평론가이며 소설가인 가톨릭대 류양선 교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삶을 되돌아보고 비교도 해 보았다"며 "픽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서도 어느 사이 나도 모르게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 주인공과 같은 사고를 하게 된 것은 작품 속에서 작가의 많은 기가 들어 있어서 더욱 그러했다"고 말한다.
또 류 교수는 "장편소설 속에 여러 편의 시가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시인이 아니라면 결코 이와 같은 소설을 쓸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초등학교시절부터 외손자를 둔,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한편의 장편 소설이지만 세 편의 소설이 들어 있다고 보어야 할 것이다. 작품을 향한 작가의 열정과 애정의 강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성실하게 다룬 진정성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봉조는 시를 쓰기 위해 세상과 갈등하며 살아왔다. 이것이 믿었던 아내의 잘못으로 인해 '이혼 결심'이라는 큰 갈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소설을 끝내거나 이혼 뒤 다른 여자와 재혼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으면 지극히 통속적인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훌륭하게 독자의 기대를 배반해 버렸다. 아내와 화해하고 '영성훈련소'를 설립하는 것이 그것인데,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작가의 소명, 우리 삶의 목표를 제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다. 그것이 이루어지든 아니든 결코 포기하거나 잃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류 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일 년에 일만 오천 명 이상이 자살하는, 자살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심오하다.
여기에 이 소설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작가는 그 점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메시지가 작품을 통해 완벽하게 전달된 수준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희봉 작가는 "문학의 참다운 궁극적 기능은 교훈설과 쾌락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종합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문학은 나에게 고차원적인 정신적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인생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가르치는 기능도 함께 수행하였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전쟁 중 부모를 잃은 고아로 자라며, 학창시절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충동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쳤고, 중년에는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어떻게 헤쳐 나왔던 가를 말하고자 했으며, 또 급속하게 산업화 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인격이 어떻게 망가지고 결국에는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물질적 욕망으로부터 자기의 인간 본성을 찾는데서 축복된 영혼을 말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소설 작품을 통해 선진국 중 세계 제 1위인 자살의 원인과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이 소설을 동족의 전쟁으로 인한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더불어 살아온 분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경영학 박사(문화산업전공)로 현재 호서대학교와 수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유희봉 작가는 1993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시로 문단에 등단한 이후, 계간 《문예한국》으로 수필 등단, 계간 《다시올문학》으로 소설을 등단했다.
현재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이사, 한국카톨릭문인회 감사, 대한민국 클린콘테츠 국민운동본부 시문학 위원장.
시집으로 「언어의 꽃」 외 5권과 평론 「시를 써야 미래를 쓴다」, 산문집 「행복한 샘물」, 논문집 「대기업 브랜드 자산 형성 요인」 연구 등이 있다.
녹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