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우리 같은 평범한 불자들이 이런 불편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지 조계종 총무원에 묻고 싶다.
조계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불교 1번지 사찰이다. 조계사 일주문에는 ‘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라고 쓰여진 현판이 큼직하게 걸려 있다. 조계사가 한국불교 1번지 사찰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도 조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 사찰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불교의 가장 큰 행사인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삼부 요인과 정치인과 사회 저명 인사들이 참석하여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마음에 새겨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면서 잠시나마 정화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이런 불교의 1번지이며, 모든 불자들의 정신적 신앙적 귀의처인 성소인 조계사 일주문 앞 인도 옆에서는 호국불교승가회장이란 스님이 ‘호국구종참회정진’이란 이름 아래 74일째 듣기 거북하고 보기 흉한 ‘불교 내부를 향하여 거침 없는 총질’을 해 오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설악산 3교구의 재적 스님도 아닌 분이 왜 이렇게까지 행동으로 이런 끔찍한 참회 정진을 하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3교구 문제는 3교구 재적 스님들이 스스로 해결할 문제이다. 그리고 불교 내부 문제는 당연히 총무원에서 종헌종법에 의한 행정적 또는 호법적 조사와 조치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총무원에서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악산 3교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큰 사찰이다. 설악산에는 신흥사 백담사 등 유명 사찰이 있으며, 백담사에는 무문관 선원이 있는 수행도량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봉정암 기도처가 있고, 만해 한용운(1879~1944)선사가 오도하였다는 오세암이 있는 불교 성지이다.
만해 한용운 선사의 오도송
男兒到處是故鄕(남아도처시고향) 남아가 가는 곳 그 어디나 고향이건만 幾人長在客愁中(기인장재객수중) 나그네 시름에 겨운 사람 그 몇 이던가 一聲喝破三千界(일성갈파삼천계) 한 소리 질러 온 우주를 깨우쳐 밝히니 雪裡桃花片片紅(설리도화편편홍) 펄펄 날리는 눈 속에 복사꽃이 보인다
설악산에서 50여 년간 주석하시면서 신흥사 낙산사 백담사를 중창하시고 도의 선풍을 진작시키고 스스로 백담사 무문관에서 3년 결사하신 설악 무산 선사는 ‘내가 나를 보니’라는 오도송을 표출하셨다.
내가 나를 보니
무금선원에 앉아 내가 나를 바라보니 기는 벌레 한 마리 몸을 폈다 오그렸다가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한다
제발 이런 선사님들의 구도 정신과 행각을 봐서라도 참회 정진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 또한 명분 없고 오히려 불교의 이미지를 사회와 일반인들에게 좋지 않게 보여주는 이런 방식의 호국 구종 시위를 총무원 당국에서는 수수방관만 하지 말고 진상을 파악하여 조치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미디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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